오늘(6/29) 운전면허 기능 시험을 보았다.
T자 주차에서 시간 초과되어 10점 감점, 그리고 나오는 길에 중앙선을 침범하여 15점 감점..!
광탈했다 냐하하하하^^ (이런 줴앤-장)

떨어지고 울 뻔 했다.. 실은 눈물까지 차올랐다. (울 일이 아니었는데! ㅋㅋ)
그렇게 멍하게 동생이 합격하는 것을 먼 발치서 잠시 지켜보았다. (같이 시험 봤는데ㅜㅜ 혼자만 합격하다니.. 그래도 축하한다!)
떨어진 실망감에,
시험장에서 한...30분은 우울해 한 것 같다.

그런데...!
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오는데,
실실 웃음이 나오더라! (헤헤으헤헤 으헤헤헤 미친 사람처럼! ㅋㅋ )
마음이 가벼워지고 상쾌해지는 이 느낌.
정말 좋았다. 왜 그랬을까?

(이제부터 진지한 이야기)
생각해보니,
나는 요 몇 년간 실패하지 않으려고 아등바등 살아왔다.
미국으로 유학을 가겠다고 안되는 영어를 부등켜 안고 시험을 보거나 자기소개서를 쓰는가 하면, 석사 때는 실험도 잘 해내고 싶어서 밤새 실험 한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.
내가 미국으로 유학을 끝내 못 가게 되거나, 좋은 실험 결과를 얻지 못하면 “실패”하는 것인 줄 알았기 때문에 더 아등바등 살았다.
이렇게 살다보니 몸과 마음이 빠르게 지쳐갔고, 동시에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 악착같이 버티려는 이 마음은 오히려 ‘실패’에 대한 두려움을 더 크게 만들어 버렸다
그 두려움은 순식간에 다른 사소한 것들에도 전염되었다.
예를 들어,
다른 사람들이 나한테 부탁을 할 때,
‘내가 이 부탁을 제대로 해내지 못해서 실패하면 어쩌지? 이젠 부탁을 받는 게 부담스러워.’
라는 생각이 든다던가 등.
나는 지난 몇 년간 이런 식으로 “사소한” 것들에도 성공과 실패를 운운하며 일상에서 실패에 대한 불안감을 스스로 키워나갔다.
어떤 때는 실패하는 게 너무 두려워서, 노력을 덜 한다던가, 사건을 피하는 경우도 있었다.
그러나
오늘 기능 시험에서 ‘콰당’하고 떨어지고 나니, 실패에 잘 대처했던 과거의 기억이 조금 돌아왔다.
중고등학생, 학부생 때까지는 ‘실패’에 대한 겁이 거의 없었다. 왜냐면 그땐 ‘실패’라고 인식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.
그땐 목표한 대학에 못 가도, 자격증 시험에서 떨어져도, 학업 성적이 좋지 않아도, 모두 그 시기의 ‘한 페이지’로 기록될 ‘이야기’들일 뿐이라고 생각했다.
이걸 가지고 나 스스로 ‘성공’한 건지 ‘실패’한 건지 재지 않았다. 그냥 나의 역사일 뿐이었다.
지금 생각해보니 석사 때의 나보다 중고등학생 때의 내가 삶을 대하는 자세가 더 지혜로웠던 것 같다.
그래서 다시 정의하련다. 오늘 일은 나의 역사일뿐, 성공도 실패도 아니란 걸.
따라서 오늘부로 내 인생에는 ‘실패’는 없을 것이다. (마찬가지로 ‘실패’가 없다면 ‘성공’도 없겠지.)
그러니 앞으로 나는 내 인생을 성공과 실패 없이 ‘이야기’처럼 살아갈 것이다.
덧,
(사실 인생에서 ‘실패’라는 단어를 없애는 것도 좋지만, ‘성공’이라는 단어를 없애는 게 더 기분 좋다.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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